쉰다는 핑계로 건강을 해치고 있었다.
금요일만 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 평일근무를 하는 직장인도 아닌데 말이다. 아마도 예전 생활 패턴이 남아 있어서 그런 걸까? 금요일이 되면 어김없이 '절전모드'가 된다.
직장인이었을 때 나는 금 ~ 토요일에는 주로 집에서 영상물을 보며 누워 있거나, 평일에 못 먹었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그리고 토 ~ 일요일에는 운동을 하거나 가까운 카페나 좋아하는 동네를 산책했다. 겉보기에는 나쁘지 않은 생활 패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최악이었다.
요즘 자주 보는 정희원 교수님의 유튜브 영상에서 이런 생활 패턴의 문제를 깨달았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스트레스 호르몬을 더 많이 분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영상물을 보며 맛있는 음식(주로 과자, 인스턴트 음식, 초가공 식품)을 먹는 행위는 스트레스 수치를 높이고, 먹고 바로 누워 있는 습관은 혈당을 올리고 근손실까지 유발한다고 한다. 이런 행동이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다.
나름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어주고,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사실 내 생활습관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몸이 이미 증명하고 있었다. 아직 2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고혈압 전 단계, 당뇨, 간 이상, 갑상선 기능 저하 등 다양한 질병이 생겼다. 심지어 유전자 변이로 인해 다발성 피지낭종까지 생겼는데, 이 역시 생활습관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잔병치레를 겪으면서 건강관리와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최근에는 ‘저속노화식단’과 ‘가속노화식단’을 비교하며 신체 및 감정 변화를 실험 중인데, 그 차이가 너무나 뚜렷해서 놀라울 정도다.
저속노화 식단을 했을 때는 체중이 줄고, 외모가 좋아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그로 인해 자신감이 생기고, 외출이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운동량도 늘었다. 신체 변화 덕분에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 운동을 꾸준히 하게 되었다. 감정적으로도 긍정적인 시선이 많아지고, 이성적 판단이 늘어나면서 충동 억제가 잘 되고 화나 짜증을 조절할 수 있었다.
반면 가속노화 식단은 완전히 반대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체중이 늘고 붓기가 심해지며 몸이 무거워져 운동하기도 어려웠다. 감정적으로는 무기력증과 귀찮음이 증가하며 쉽게 짜증이 나고 충동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그 결과 폭식을 반복하며 악순환이 이어졌다.
사실 지난 10년 이상 좋지 않은 생활 패턴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의 노년과 노후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느낀다. 특히 병원비로 큰 돈이 나가면서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내 생계에 위험이 없을 만큼만 벌고, 필요한 만큼만 모으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건강을 잃고 병원비라는 예상치 못한 큰 지출이 발생한다면, 그조차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결국 돈을 따로 불리는 것보다 건강관리를 잘해서 노년에 나갈 병원비를 아끼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자산 관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건강은 결국 내 삶의 기반이자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