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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심층탐구 2. 따뜻함. (with 오랜만에)

뿌듯함 - 기쁨 - 편안함 - 따뜻함 - 평온함

창작에 손을 놓은 지 일주일이 지난 것 같다. 오늘은 왠지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 10월 마지막 날부터 만들고 있던 11월 목표 달력판을 다시 꺼냈다. 예쁘게 만들고 싶은데 도무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할 줄 아는 건 바느질뿐인데..

그래서 모아둔 일상 쓰레기를 바느질해 보기로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제품의 겉 포장지를 달력에 박제해 보았다. 의외로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 오랜만에 뿌듯함을 느꼈고, 정말 오랜만에 오전 루틴을 모두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뻤다.

운동을 다녀오니, 오랜만에 먹고 싶은 음식도 생각났다. 바로바로 연어포케! 점심으로 포케와 만두를 마음껏 먹었다. 기분이 좋아졌다. 이 기세를 몰아 오후에는 좋아하는 책방에 갔다. 책방은 언제나 편안하고 조용해서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심지어 오늘은 나 외에 손님이 없어서 더 그랬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앉았더니,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다. 내일의 에세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집중해서 글을 썼다. 집보다 편해서 그런지, 글이 술술 잘 적혔다. 와, 집보다 편하다니… 이런 책방이 주변에 있다는 게 감사했다.

그렇게 저녁이 되어 운동을 다녀온 후 모든 걸 마치고 하루를 돌아보니, 꽤 평온한 하루였다고 생각이 들었다.

음, 점점 무기력에서 벗어나고 있는걸까. 혹시 겨울나기를 위한 감정요동이었을까.

아무튼 언제 또 다시 찾아올지 모르니 조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