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ulrim

또 잘,못 말했다.

오늘의 고민은 '나는 왜 내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 할까?'이다. 글로는 명확히 표현은 하는 것 같은데. 말로는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1. 말은 한 번 뱉으면 수정이 불가하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해야하는데 그게 지나쳐서 이야기가 산만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2. 나는 스스로 내 생각이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성격이 급해서 얼른 판단을 내리고 이야기를 섣불리 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틀린 생각일 수도 있고, 이 사람에게 잘못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말하고 싶어도 말을 삼키게 된다.
  3.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히 무엇인지 결론 짓지 못한다. 이야기 하면서 길을 잃게 된다. 내 대화 스타일은 프리스타일이라서 목적지가 없다. 대비 하지 못한 이야기를 끝까지 잘 끌고 가지 못한다. 이건 내 산만한 성향 때문에 이것저것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려서 그런 것이다.
  4.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정제해서 말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재미없고 겉도는 느낌이 든다. 나의 TMI를 사람들이 좋아해줄지 아닐지 혼자서 판단해버리는 것이다. 혹은 대화 상대의 눈치를 살피느라 정작 하고 싶은 말을 못한다. 나만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말을 급하게 마무리 할때가 많다.
  5. 너무 내 위주로 이야기 한다. 나는 나에게 푹 빠져있다. 남들에게 시선이 이동되지 않아 내가 본 것보다 내가 스스로에게 느낀 것 위주로 대화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모든 호기심은 ' 내가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 '나는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왜 나는 사람들이랑 편하게 대화를 못할까' ...뭐 이런 류의 주제다 보니 상대에게 궁금한 것도 상대가 그걸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어보는 편이다. 이건 좀 이기적인 질문대화법인 것 같다. 상대는 이런 생각을 평소에 하지 않았을텐데 그걸 당연하게 생각할꺼라고 질문한 내가 이기적이라 불편할 것 같다.

이렇게 글로 쓰다보니 왜 말을 못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명확히 알겠는데 이제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될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문득 며칠 전 글방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위와 같은 고민을 털어놓고 들었던 이야기다."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러지 않았다면 애초에 대화를 시작하지 않았을겁니다. 그러니 상대를 믿고 편하게 이야기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어차피 나를 싫어할 사람들이면 어떻게든 이야기를 나쁘게 들을 것이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이야기든 좋게 들어줄 거예요." 오 그렇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믿고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다. 이젠 그런 태도로 신나고 편하게 대화를 이어 가고 싶다. 겁내지말고 일단 해보자.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