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ulrim

초보 대화자의 고민

몰랐던 것을 알게 되면, 그동안 뻔뻔하게 드러내온 내 무지함이 부끄러워진다. 나는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을까? 초중고에 대학까지 다 나왔는데, 정작 아는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특히 요즘, 글을 쓰거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잦아지면서 그 부끄러움이 더 깊어진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이상하게도 늘 중요한 걸 놓친다. 주제를 벗어나 엉뚱한 이야기를 하거나, 너무 내 얘기에 빠져 대화의 핵심을 흐리곤 한다. 정말 지멋대로다.

대화는 상대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것인데, 나는 이 간단한 사실을 자꾸 잊는다. 섬세함과는 거리가 멀다 보니 더욱 그렇다. 내 말을 조금이라도 잘못 전달하면 그게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항상 말이 엉뚱하게 전달된다. 대체 내 의도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전하고 싶었던 말은 항상 의도와 다르게, 종종 엉뚱하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럴 때면 말을 꺼낸 것 자체가 후회스럽다. 다음 대화를 시작하기가 두려워진다.

다시 말할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다르게 해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더 신중하게,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내 말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조심할 수 있을까? 하지만 또 실패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말수가 줄고, 혼자서만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그렇게 히키코모리가 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조금씩 내 이야기가 더 분명해지고 덜 오해를 낳게 될 때까지 노력하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아자아자....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