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ulrim

너그러워지고 싶다.

하나 고백하자면, 나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다. 못된 심보를 가지고 있다. 언제, 어떻게 이런 마음이 생겼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항상 내가 먼저, 내가 제일 잘나 보이려고 치사하게 굴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남을 배려하고 양보하는 법은 시간이 지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했던 치사한 행동들이 많다. 나보다 약한 상대에게 거칠게 군 적도 있었고, 귀찮다는 이유로 분리수거를 대충한 적도 있다. 내가 잘못했음에도 상대의 잘못을 들춰내려 했고, 사회 문제에 무지하면서도 거기에 대해 쉽게 이야기해 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적도 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합리화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나는 늘 뭔가 찝찝하고 떳떳하지 못한 상태로 살아온 것 같다. 어디가 쎄한 사람,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지, 이미 많은 세월을 이렇게 살아왔는걸?' 하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게 된다. 그러면 너그러워질 기회들이 점점 사라지게 된다.

다행히도 나는 너그러운 사람들, 특히 지금 나의 친구들과 창작 동료들 덕분에 너그러움을 배울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넓은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오늘은 내가 정말 어려워하는 가족에게도 너그러움을 베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마음이지만, 이 마음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너그러워지자. 너그러워지자. 너그러워지고 싶다.

#일기